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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묻노니, “제정신 입니까”

곰발바닥개발바닥 2006. 5. 11. 21:03

나 묻노니, “제정신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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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0

김대중 씨가 6년 전에 평양을 방문했을 때는 우리는 사실상 뭐가 뭔지 잘 몰랐고 정상회담의 진정한 의미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차차 내용이 알려지고 숨겨두었던 이야기들이 터져 나옴에 따라 한국 국민은 비로소 그 정상회담 때문에 대한민국이 점차 정체성을 상실하고 적화통일의 가능성이 짙어진 사실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올 6월에 김 씨가 기차를 타고 다시 북으로 가서 김정일을 만나겠다는 말을 듣고 “이 사람이 제 정신인가”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이 글을 쓰는 나만이 아닌 줄 안다.

북의 김정일이 진정 원하는 것은 대한민국과의 우호나 친선도 아니고 문화 교류도 아니다. 그가 정말 필요한 것은 첫째 달러이고, 때가 되면 적화통일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뿐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김 씨의 재차 방북은 전혀 의미가 없거나 아니면 위험천만한 것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김 씨의 6월 방북 설에 뒤이어 희한한 이야기가 또 하나 터져 나왔다. 대한민국의 15대 대통령의 뒤를 이어 16대 대통령도 김정일을 만나야겠다는 것이고, 거기 덧붙여서 “북에 많은 양보를 하려한다”고 하였으니 이거 또한 상식 있는 한국인이면 모두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노 씨는 김대중 씨의 방북에 기대를 건다면서 아무 조건 없이 제도나 물질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유엔에 가입되어 있는 또 다른 독립 국가를 향해 “많은 양보를 하려고 한다”는 말은 도대체 무슨 뜻인가.

그리고 도대체 김 씨의 뒤를 이어 노 씨가 북으로 가려는 뜻은 무엇인가. 김 씨가 받은 노벨평화상을 노 씨도 바라고 그러는 것은 아니겠지. 왜? 한번 속았으면 되지 두 번 다시 속을 리 없으니 그런 꿈은 애당초 버리는 것이 옳지 않을까.

그리고 도대체 앙보를 어디까지 하겠다는 것인가. 김정일이 원한다면 대한민국도 줄 내용이가 있다는 것인가. 김정일이 원한다면 미국과 한판 전쟁을 벌일 용의가 있다는 것인가. 제도적 지원은 무엇이고 물질적 지원은 무엇인가. 북에 민주주의를 가르치겠다는 말인가 아니면 북의 체제를 우리가 본받겠다는 것인가. 북이 원한다면 국세청이 걷은 대한민국의 세금의 절반이상이라도 북에 보내 줄 수 있다는 것인가.

국민을 뭘로 알고 멋대로 말을 쏟아 놓는가. 북이 원한다면 이라크에 파병된 국군은 즉시 불러들이고 북이 원한다면 각료 인선도 김정일과 상의 하겠다는 것인가. “제정신 인가”라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