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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국민 경선’이라니?

곰발바닥개발바닥 2012. 4. 25. 17:03
‘완전 국민 경선’이라니?
[김동길]

정당정치란 정당이 정치의 일선을 담당하는 정치입니다. 정당이 국회의원을 공천하고 대통령 후보도 지명하고 그 결과로 여당이 되기도 하고 야당이 되기도 하는 그런 정치입니다. 어떤 정당이건 여론을 무시하고 정치에 임할 수는 없습니다. 뻔히 당선이 안 될 줄을 알면서도 후보를 내세우는 정당은 없을 겁니다. 모든 정당이 여당이 되기를 바라지 야당만 하고 싶어 하는 그런 정당이 이 세상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모든 정당들이, 국민이 누구를 원하는지 일단 알아보자는 겁니까. ‘국민 경선’이 선행돼야 후보를 선택할 수 있겠다고 하면 정당은 왜 필요한 것입니까. 그렇게 되면 모든 정당들이 스스로 ‘존재 이유’(Raison d‘etre)를 포기하는 것이죠. 그 큰 비용을 들여서 ‘국민 경선’을 해서 정당의 후보를 뽑고 또 다시 유권자인 국민을 향해 투표하러 나오라고 하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무리한 부탁일 뿐 아니라 불필요한 절차라고 생각됩니다.

정당정치는 정당이 맡아서 하세요. 정당이 비밀리에 여론을 조사하고, 정당의 전당대회가 대통령 후보를 지명하고, 정당이 합심하여 그 후보를 당선시키는 노력을 하여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대통령이 되게 하세요. 정당원도 아닌 우리에게 왜 먼저 묻습니까. “누구를 대통령 후보로 세울까요?”라고! 정당원이라는 당신들이 단독으로 후보를 세울 능력이 없으면 그런 정당은 해산하세요. 정당들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 국민의 혈세로 채운 국고를 왜 낭비해야 합니까.

나는 정당을 보고 후보를 찍지 후보를 보고 정당을 선택하지 않습니다. 정강과 정책이 대한민국의 헌법을 준수하고, 자유민주주의로 남북을 통일할 각오가 돼 있는 정당을 택할 것이고, 그 정당이 내세우는 후보라면,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곰의 새끼’라도 찍어줄 것입니다.

싸우지 말고 조용하게 정당이 후보를 지명만 하세요. 우리는 모두 합심하여 그 정당이 집권여당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렵니다. 앞으로는 선거 이전에 ‘국민 경선’이니 하는 말을 입 밖에 내지도 마세요. 우리는 정당정치를 믿습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2012년 04월25일 00:48분 0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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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니가그래서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