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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과 정치

곰발바닥개발바닥 2006. 4. 16. 17:50
색과 정치  
이름 : 오름 조회:86          날짜:2006-04-15 17:29:55
현재 대한민국은 세계가 하나의 큰 시장이 되고 자본이 국경을 넘고 모든 규제와 보호를 넘는 본격적인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아 몸살을 앓고 있다. 자유무역과 세계화가 가져올 폐해, 제3세계의 몰락과 빈곤의 심화, 부의 불균형 등의 문제는 반신자유주의 세력들에게 강력한 저항의 구실을 주며 정치의 조건을 만들어가고 있다.

칠레FTA(자유무역협정)로 인한 농민들의 반발과 한미FTA로 인한 스크린쿼터 축소의 영화인들 반발은 신자유주의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절대로 호락호락 들어올 수 없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최근에는 좌파 진영에서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이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완성하고 네오콘들과 연합해 자신들의 정권 기반을 튼튼하게 하고자 한다는 음모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 세력들이 우파-좌파신자유주의-좌파 등의 세력으로 나뉘면서 전선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5.31지방선거와 17대 대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인간은 상징에 약하며 매우 민감하다. 그래서 정치세력들은 나름의 복잡한 정치적 개념을 단순하게 색깔로 나타내고 시각적 상징을 만들어서 정치적 성향을 나타내고 지지를 호소한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노랑색을 사용하여 민주화 세력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고, 한나라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상징하는 파랑색을 사용하여 자유주의 세력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고, 민노당은 빨강색을 사용하여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제는 색깔만 보고도 국민들은 어느 정당인지 알수 있다.

현재 열린우리당의 상징색은 노랑색이다. 원래 노랑색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선택한 색이였으며 필리핀 민주화의 기수 코라손 아키노를 상징하는 색을 김 전 대통령이 수입해 사용한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이 색을 사용한 것은 김 전 대통령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지역주의 타파를 선거에 이용하고 김 전 대통령의 배경을 선취하고자 했던 것이다.

최근에 강금실 후보가 보라색을 상징하며 서울시장에 출마해 화제를 낳고 있다. 정치 세력이 아닌 후보 개인이 시각적 상징을 만들어 유권자들에게 호소하는 일은 드문 일이다. 정상적이라면 강 후보도 열린우리당의 노랑색 상징을 사용하는 게 상식에 부합한다. 그런데 강 후보는 왜 보라색을 선택했는지 아이러니다. 원래 보라색이 상징하는 의미는 고고하고 권위적이고 신비로움을 나타내기도 하고 또 외로움, 우울함, 질병, 죽음, 싸이코를 뜻하기도 한다.

보라색의 뜻으로만 본다면 강 후보의 상징은 탈권위주의를 내세운 노무현 정권과 열린우리당에 반하는 행동이고 서울시를 우울함, 질병,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으려는 공포의 상징이다, 더욱이 자신의 개인적인 신비로움을 나타내려는 개인플레이에 불과한 싸이코 같은 전략이다. 이제 곧 노란개나리꽃이 지려고 하니 별 이상한 색을 들고나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아무 색이나 들고 나온다고 정치의 상징이 되는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권이 실패한 정권이라 보라색을 대안으로 상징화시키려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상징 이전에 콘텐츠를 갖췄나 점검을 해보는 게 진짜정치 아닌가? 모든 정당들도 마찬가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