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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와의 싸움 끝낸 김재철, 그럼에도 남는 아쉬움

곰발바닥개발바닥 2014. 1. 4. 15:33

2014년01월01일 17시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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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와의 싸움 끝낸 김재철, 그럼에도 남는 아쉬움
경찰·검찰 2년 수사에서 유일하게 드러난 것은 MBC노조와 진보좌파 언론의 거짓말
지난 2년간 야권이 온갖 혐의를 뒤집어씌워 파렴치한 범죄자로 만들려했던 김재철 전 MBC 사장 고발사건이 드디어 끝을 맺었다. 김 사장에게 모욕을 주고 사회적으로 매장시켜야 자신들의 공정방송을 쟁취할 수 있다고 믿었던 MBC노조와 야당 정치세력, 언론시민단체 등의 거대한 음모는 최종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사필귀정, 인과응보다. 검찰은 2014년 새해를 앞둔 마지막 날 김 전 사장의 배임혐의와 감사원 고발 사건에 대해 일부 혐의만 인정하고 약식기소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검찰은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중 수년 전 1,100만원 금액에 대해 사용처를 제대로 기억해내지 못했다고 배임으로 판단했다. 인간의 불완전한 기억력을 죄의 유무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선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 검찰 논리라면 김 전 사장처럼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사람일 경우 수년 전의 일까지 세세히 기억해내는 강한 기억력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꼼짝없이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사건을 담당했던 남부지검의 검사가 미디어오늘과의 전화통화에서 밝힌 내용은 대부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노조의 파업을 불법정치파업으로 규정한 것은 노조 측을 제외한 모두가 당연히 동의할 것이다. 노동쟁의 대상도 아닌 사장 물러가란 파업이 어떻게 합법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세상이 뒤집어지지 않는 이상 그런 파업이 정당화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 그러나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발견된다. 그 검사는 배임으로 판단한 1,100만원의 사용처에 대해 업무와 관련이 없다거나 본인도 사용처를 기억하지 못하는데 오히려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있었다주말에 호텔에서 숙박하면서 법인카드를 썼다고 했는데 서울에 집이 있는 사람이 호텔에서 숙박한 이유를 물었지만 합당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통상적 관념의 잣대로만 판단한 것이 아닌지 두고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일부 배임혐의 인정한 검찰의 아쉽고 미숙한 판단
 
세상에는 자기 집이 있어도 여러 이유로 호텔이나 오피스텔 등 다른 곳에서 숙식하며 업무를 보거나 자기 일을 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이들이 있다. ‘자기 집이 있는데 왜 주말에 호텔에서 자지?’라며 그런 이들을 이상하다고 보는 것, 더 나아가 한 꺼풀 덧씌워 바라보는 시선이 과연 옳은 것인가? 검사는 김 전 사장이 그에 대해 합당한 대답을 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검사의 정확한 질문이나 김 전 사장의 답변을 알지 못하는 이상 필자로선 구체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MBC 사장이 보통의 샐러리맨도 아닌데 주말은 쉬는 날 평일은 일하는 날로 굳이 구분해 판단하고 주말에 호텔에 묵은 사실을 검찰이 만족할만한 합당한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그런 협소한 통념의 잣대로 배임죄를 묻는다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MBC 사장은 공영방송사 수장으로서의 언론인 역할뿐 아니라 매출을 올려 회사 구성원과 그들 가족의 생계까지 책임져야하는 기업가이기도 하다. 수많은 콘텐츠 사업을 구상하고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야하는 MBC 사장에게 누구와 만나 밥을 먹었는지 세세한 항목까지 요구하고,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어디를 갔는지 대야하며, 사람들을 만나 밥값을 지불했다면 용도에 맞게 쓴 것인지 아닌지 자기검열을 하게하고, 주말과 평일을 구분하도록 하며, 주말에 호텔에서 잠을 자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라고 제재한다면 그것은 과연 적절한 것인가? 그렇게 해서 기업가가 매출을 올리고 기업을 키울 수 있나? 김재철 전 사장은 반대자들조차 인정하는 탁월한 경영 능력을 가진 사람이다. 재임시 김 사장이 달성했던 MBC의 경영 성과만큼은 평가한다. 만일 그에게 법인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그런 주문을 했다면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 또 그 과실이 MBC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단언컨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가령 MBC 사장이 시청률에 공헌한 무한도전 김태호 PD와 같은 이들에게 포상하고 고생한 작가와 여러 스텝, 관계자들 수십명을 초청해 호텔에서 식사라도 한 번 하게 된다면 밥값과 선물 값을 포함해 법인카드 내역이 수천만원을 찍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김 사장은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 직원들을 포상하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고, MBC 규정에도 사장이 법인카드 내역을 일일이 보고하며 사용해야 한다는 건 나와 있지 않다. 게다가 김 전 사장의 법인카드는 사장 개인 혼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서실 전체가 사용한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런 문제를 좁은 통념의 잣대로, MBC와 사장 직무에 대한 전반적 이해 없이 검찰이 판단을 내린 것은 무척이나 아쉬운 부분이다.
 
검찰, 막심한 피해와 손해 끼친 최장기 불법파업에도 주도자 불구속 기소처분에 그쳐
 
게다가 미디어오늘 기사를 통해 밝힌 검찰의 말을 들어보면, 일부 배임혐의와 감사원법 위반 혐의를 애매하게 함께 묶은 것은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청문회 불출석 이유로 약식기소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경우처럼, 김 전 사장 청문회 불출석은 분명하니 일부 소명 부족 금액과 함께 대충 뭉뚱그려 적당히 벌금을 때리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얘기다. 만일 김 전 사장이 쓴 돈에 진짜 문제가 있었다면 1년 전 경찰조사에서도 드러났을 것이다. 그때는 아무 문제가 없다가 지금에서야 옛날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사적으로 쓴 돈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괘씸죄가 덧붙은 게 아니냐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는 얘기다. 김 전 사장 입장에서는 황당하기도 하고 무척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검찰이 파업 핵심 주도자들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도 필자나 MBC 개혁을 바라는 국민 입장에선 너무나 아쉽다. 검찰이 명백한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하고도 장장 170일간 회사를 깽판치고 엄청난 손해를 끼친 자들에게 고작 불구속 기소처분을 내린 것은 봐줘도 한참을 봐준 것이다. 노조는 MBC가 파업 기간 동안 구멍이 난 자리에 인력을 메우느라 급급하게 만드는 등 방송과 경영에 치명상을 입혔다. 콘텐츠 제작에 차질을 빚었고, 인기프로그램은 중단됐다. 대신 방송사고는 현실로 나타났다. 공영방송인들이 불법파업을 일으켜 시청자에게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다. 또 노조의 정치파업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었고 사회적 불신을 부추겼다. 평균 연봉 7천에 가까운 철도노조의 파업이 귀족노조의 전형적인 배부른 파업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았지만, MBC 노조의 평균 연봉은 그 이상이다. 1억 가까운 연봉을 받는 공영방송사 귀족노조가 공적 책임을 내팽개친 행위에 대해서야말로 법과 원칙이 제대로 서야하는 것 아닌가.
 
2년간 검·경이 파헤쳤는데도 증명된 것은 김재철의 무혐의, 노조의 거짓말
 
민주당과 이른바 진보를 자처하는 언론들은 이런 검찰 수사의 본질적 문제에도 검찰 발표에 반발하고 있다. MBC노조는 “2년에 걸친 장기 수사를 했음에도 김재철 전횡 3년의 흔적을 겨우 1,100만원 유용밖에 밝혀내지 못했다는 건 부실·축소 수사라고밖에 볼 수 없다. ‘아주 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대충 넘어가자는 정치적 수사가 검찰 2년 수사의 결과물인가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검찰은 2년에 걸친 장기 수사를 했는데도 경찰에서 진즉 무혐의가 난 부분을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와 이유로 일부 금액에 배임혐의를 인정했다. 노조 주장처럼 아주 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대충 넘어가자가 아니라 노조를 불구속 기소했으니 대충 형평을 맞추자는 검찰의 의지가 김재철 약식기소라는 행간에서 드러난 것이다. 동시에 2년 동안 샅샅이 파헤쳤는데도 나올 것이 고작 그거 밖에 없을 정도로 노조의 거짓말과 선동이 강력했다는 사실도 증명해주는 것이다.
 
너무나 명백한 사안에 대해서 검찰이 이렇게 정치적 판단을 해서는 법과 원칙이 바로 설 수 없다. 검찰은 사건 수사에 정치적 판단을 걷어내고 사실과 법을 우선해야 한다. 그리고 여전히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노조도 정신 차려야 한다. 불법 정치파업을 일으켜 사장을 길들이려하고, 얼토당토 않는 자신들만의 공정방송 논리만 가지고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특히 이제는 그런 생떼가 과거처럼 받아들여질 수 없는 시대라는 점도 깨닫기 바란다. 진보와 좌파언론 역시 경찰,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난 사실과 2년 동안 폴리뷰가 취재해 밝힌 팩트를 이제는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 2년간 경찰과 검찰이 수사한 내용을 쓰지 않고 아직도 노조 주장만 되풀이하는 앵무새 언론은 스스로 삼류보다 못한 찌라시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결과적으로 김재철 전 사장은 또 한 번 피해자가 됐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노조의 환골탈태, 우리 사회의 원칙이 바로 서는 계기가 된다면 의미가 적지 않을 것이다. 갑오년 새해가 원칙이 서는 원년이 되길 빈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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