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이 광주본색을 드러내고 나니까 이상하게도 정두언과 아주 친한 사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트위터에서 “성님-동상” 하는 사이라고 나오던데, 왜 그걸 여태 아닌 척하는 것처럼 보였을까?
아마 본색보다는 위장색을 내세우다보니, 남들 앞에서 서로 잘 아는 척하는 모습을 보이기가 좀 머쓱했던가?
지금까지 남경필, 원희룡, 정태근 같은 것들이 이들과 함께 한나라당을 흔드는 모습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사실 얌체근성으로 이들과 공감하는 들러리일 뿐, 실제로 한나라당을 뒤에서 뒤흔든 것은 ‘이들’이라고 본다.
계속 뜬금없는 변화, 혁신, 개혁으로 바람 잡으며, 끊임없이 한나라당을 구태로 매도하면서 박근혜의 비대위를 실질적으로 떠받쳐준 것이다.
그러고 보면, 정두언, 고승덕, 김종인은 본색이 동일하다고 봐야 한다.
좌익이 우익을 공격할 때는 절대로 이념으로 공격하지 않는다. 체제를 벗어나므로 반역이 되기 때문이다.
좌익이 우익을 공격할 때는 절대로 부패문제로 공격한다.
“우파는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라는 관념을 퍼뜨려 자신들이 지지받아야 할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부패 문제가 이념이나 체제 문제가 아닌 인간 본질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부패 문제를 이념이나 체제 문제로 접목시킴으로써 이념과 체제를 공격하는 것이다.
사실, 4년 가까이 지나서 입증도 곤란할 뿐만 아니라 수사하는데 장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설령 무혐의라고 하더라도 총선 이후 시점에나 밝혀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4월 총선까지는 한나라당은 완전히 불확정 상태에 놓이게 되므로 아무도 공천할 수가 없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비대위와 ‘이들’은 치외법권지대에 놓여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게다가 고승덕의 폭로에 있어 박근혜는 이상하리만치 자유롭고, 오히려 기운을 얻은 듯이 논다.
이 마당에 고승덕과 정두언이 한나라당의 위기를 초월한 듯이 성님-동상하는 것을 보면, 이젠 사태구도의 본질을 알 만할 때도 되었다고 본다.
여하튼 부산저축은행 사태도 그랬지만, 결국 모든 소동의 마지막 귀속은 꼭 ‘역시나’한 것을 보면, 죽은 김대중이 오래 전에 말한 신삼국시대가 그 본질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고 보면, 박근혜는 선덕여왕이 아니고 선화공주다. <끝>
<부추연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