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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사다리 걷어차기’

곰발바닥개발바닥 2019. 1. 17. 22:57

문재인 정부의 ‘사다리 걷어차기’

‘기회의 사다리’는 점차 없어지는데 “개천용 나오는 사회”를 만들겠다니…

김장실(前 문화부 차관) 페이스북     필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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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친 여러분들은 ‘사다리 걷어차기’하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사다리 오르는 사람을 방해하는 생생한 이미지서부터 ‘사다리’로 상징되는 기회의 박탈 등 다양한 상상이 가능합니다. 또한 이는 2004년 출판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영국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의 책 제목이기도 합니다. 미국을 포함한 구미 선진국들은 높은 관세 등 보호무역 조치를 통해 자국의 유치산업을 성장시켰으나, 개도국에는 과도한 시장개방을 요구하며 선진국 진입을 훼방 놓고 있다는 것이 그 요지입니다.

그런데 최근 국내 상황을 보면 사다리 걷어차기 현상이 비단 국가 사이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지금 우리나라 안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과거 1960~1980년대 한국사회는 고도의 압축성장을 통해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이를 통한 기회의 사다리가 끊임없이 제공되었습니다.

하위계층에서 중산층으로 올라선 근로자들은 고용안정성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었고, 성실하게 일해 집을 장만하고 자녀교육을 시킬 수 있었습니다. 실력과 행운을 겸비한 몇몇 성실한 사람들은 짧은 기간 내에 우리사회의 상류층으로 성큼 진입했습니다.

비단 개인사적인 관점에서 뿐만 아니라 거시적인 측면에서도 대단한 발전이 이루어졌습니다. 대우 김우중 회장의 저서 제목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처럼 우리 기업들은 국내시장에 결코 안주하지 않았고, 세계를 무대로 영업하였습니다. 시작은 미약 하였지만 끝은 창대하여, 이른바 꿈이 실현되는 시대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좌파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주창하며 펼친 일련의 정책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기회의 사다리’가 점차 없어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생깁니다. 소득주도성장은 근로자의 소득을 늘리면 지출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 생산이 늘어난다는 가설 위에 만들어진, 역사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일종의 분배논리입니다.

이들은 임금을 주는 사람들의 지불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근로자 소득을 늘린답시고 최저임금을 대폭 상승시켜 편의점, 음식점을 포함한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가중시켰습니다. 또한 업종에 관계없이 주 52시간 노동제를 실시하여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크게 악화시켰습니다. 아울러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면서도 주휴수당 제도를 정비하지 않아 소상공인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했습니다.

이에 따라 위기의식을 느낀 고용주는 같이 일하던 사람들을 해고하거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으로 일차적으로 대응하였습니다. 그러다 도저히 견딜 수 없으면 눈물을 머금고 일하는 업소를 폐업했습니다. 이와 함께 고용세습을 강요하는 강성노조의 압박, 각종 규제 등으로 국내에서 사업을 할 수 없는 기업주들은 기업하기가 좋은 해외에 투자하였습니다.

결국 생산, 투자, 고용, 소득분배 등 각종 경제관련 지표들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물가인상 외에도 세금, 의료보험 등 공과금이 모두 상승하여 시민들의 얼굴에 웃음꽃 필 날을 찾아보기 더욱 힘들게 되었습니다.

특히 최근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이 줄었는데, 이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근로시간이 감소된 데다 공과금이 많이 오른데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저소득층을 돕겠다는 정책이 그들을 더 어렵게 하는 이런 기막힌 역설을 정부당국자는 진지하게 성찰해야 합니다.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국가경영은 결과로 말합니다. 이렇게 국민의 삶을 힘들게 하는 정책을 계속 고수하면서 앞으로 더 좋은 사회를 만들겠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돈을 계속 퍼부어도 효과가 나지 않는 정책 등 정책의 추진비용이 지나치게 높으면 빨리 버려야 합니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집권 2년차에 접어든 지금, 점차 사회계층이 고착화되고 기회의 사다리가 없어지고 있다는 점을 누구나 느끼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계층상승 이동을 할 기회의 사다리를 박탈하면서 한편으로는 개천용이 나오는 사회를 만들겠다니 정말 실소가 나오는 일입니다.


[ 2019-01-15, 19:47 ] 트위터트위터   페이스북페이스북   네이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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