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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목사의 `우파연합론`은 필패의 길

곰발바닥개발바닥 2012. 2. 18. 16:58
서경석목사의 '우파연합론'은 필패의 길
보수우파, 종북좌파의 낡은 정치공학 따라하나
 
변희재 미디어워치 발행인
▲ 조갑제닷컴에 올라온 서경석 목사의 기고문
보수사회의 시민운동가 서경석 목사가 최근 ‘이상돈의 패배주의는 박심임을 알았다’라는 칼럼을 조갑제닷컴에 기고했다. 나라를 걱정하는 서경석 목사의 진정성이야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너무나 뻔히 보이는 정치공학적 발상에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서경석 목사의 발상대로 일을 추진했다가는 보수 전체가 괴멸을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서경석 목사는 새누리당이 좌경화의 길을 간다며 “이상돈 교수는 박근혜 위원장의 박심(朴心)을 대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교수의 발언을 통해 새누리당이 얼마나 심각하게 패배주의에 빠져 있는지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진단한다.

특히 새누리당이 최근 이상돈, 김종인 등 비대위원의 입을 빌려 한미FTA 이슈를 피해가려는 태도를 강하게 비판한다. 또한 북한의 심기를 거스르는 주장도 하지 못한다고 호통친다. 그러면서 “우파시민사회가 생각을 바꾸어 더 이상 새누리당에게 압박을 가하지 말자, 새누리당은 중도로 가도록 놔두고 대신 우파적 가치를 분명하게 견지하면서 종북좌파와 결연히 맞서는 정당이 만들어지도록 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라고 결론을 내린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박세일 교수의 ‘국민생각’, 이회창 총재의 ‘자유선진당’, ‘기독자유민주당’이 강력한 우파 정당으로 통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중도’는 좌와 우의 중간이 아니라 ‘기회주의’와 대별되는 진지한 태도이다

박세일 교수의 ‘국민생각’은 창립발기인대회 때부터,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아우르는 중도정당임을 표방해왔다. 그런데 왜 갑자기 새누리당이 중도정당이 되고, ‘국민생각’이 보수정당으로 탈바꿈했는지, 국민들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 ‘보수’와 ‘중도’가 몇몇 보수단체 인사들의 회의 테이블에서 바꿔도 되는 수준의 하찮은 개념이란 말인가?

서경석 목사는 ‘중도’라는 개념 자체를 잘못잡고 있다. 그는 새누리당이 한미FTA 이슈를 피하고, 북한문제에 침묵하는 태도를 ‘중도’라 규정한다. 그러니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우파시민사회는 한나라당이 우파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견지할 것을 수없이 촉구해 왔지만 한나라당은 듣는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말할 의욕조차 잃었다”라며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우파시민사회가 생각을 바꾸어 더 이상 새누리당에게 압박을 가하지 말자, 새누리당은 중도로 가도록 놔두고 대신 우파적 가치를 분명하게 견지하면서 종북좌파와 결연히 맞서는 정당이 만들어지도록 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중도에 대해 가장 정확하게 개념을 정리한 인물은 시인 김지하이다. 김지하는 “중도란 좌와 우의 중간 지대의 이념을 말하는 게 아니다”고 말한다. 중도란 바른 길을 가겠다는 진지한 태도와 자세이다. 그러므로 중도란 상황에 따라서 극좌의 모습으로, 극우의 모습으로도 나타난다. 지금의 북한 급변 사태를 맞는 상황에서의 중도란, 자유통일을 이루기 위한 우파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게 정상이다. 그러니 지금의 새누리당은 중도라 이름을 붙일 수 없다. 중도란 오직 표만을 위해 자신의 노선을 바꾸는 기회주의적 태도와 대별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중도라는 개념 자체를 왜곡해서 사용한 서경석 목사의 주장 중, 더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런 중도 정당 새누리당과 우파정당 ‘국민생각’이 총선에서 선거연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비판하며 우파정당 건설해놓고, 결국 새누리당에 표 몰아주겠다?
“우파신당은 반드시 새누리당과 선거연합을 해서 어느 한쪽이 후보를 내면 다른 한쪽은 절대로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좌파정당이 어부지리를 얻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선거연합이 쉽지 않지만 나는 성공을 확신합니다. 성공 못하면 共滅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보수시민사회의 소수의 지도자의 눈이 아닌,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서 이 정치공학을 평가해보자. 새누리당이 우파적 가치를 버렸기에 중도를 표방해온 ‘국민생각’을 갑자기 우파정당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발상까지는 인정해보자. 그런데 그 우파정당을 만들어놓고는 다시 새누리당과 손잡고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느 국민이 이를 납득할 수 있겠는가. 이럴 바에야 서경석 목사부터 박세일 대표까지 모두 새누리당으로 뛰어들어가서 우파정당으로 바꾸는 게 국민들에게 더 설득력있는 정치적 행위가 아니겠는가.

더 놀라운 것은 서경석 목사의 다음과 같은 발상이다.
“이 당이 열심히 좌파를 공격한다고 해서 표가 이 당으로 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당의 투쟁 덕분에 중간에 있는 한나라당이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정권만 좌파에게 넘어가지 않으면 됩니다”
이것은 너무나 자주 접해온 과거 한나라당의 발상 아니던가. 보수인사들이 거리와 인터넷에서 열심히 싸우면, 한나라당은 두손 놓고 있다가 “우리는 저런 수구꼴통과 달라요” 이렇게 표를 구걸해오다 몰락의 길로 갔던 게 아니던가. 서경석 목사는 이런 불공정하면서도 필패의 정치공학을 공식화하여, 멀쩡히 중도정당 표방하고 있는 ‘국민생각’을 새누리당의 치어리더로 만들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졸속적인 좌경화 혹은 파퓰리즘을 오직 “좌파에 정권 넘기지 않기 위해서”라고 변명해왔다. 그 변명으로 한미FTA 싸움도 피하고, 무상아침급식도 주장하고, 사립대 등록금에 세금 퍼붓자는 주장도 하고, 최근에는 전세가 규제법도 마련하고 있다. 서경석 목사는 이런 새누리당을 비판하며, 우파정당 건설을 역설하면서도, 이런 새누리당의 행태를 ‘좌파 정권을 막기 위해’라고 변호를 해주며 우파 정당이 몸을 던져 지원하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도저히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주장이다.

강용석 의원의 맹활약, 정권과 보수세력 심판 구도 조금씩 변화

더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런 정치공학적 발상은 괴멸 수준의 참패로 이어질 거란 점이다. 1997년 대선 대선 이후, 한국의 각종 선거는 대부분 ‘나쁜놈' 심판하기의 결과였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600만표의 차로 역대 최대의 승리를 거두었다. 이회창 선진당 후보의 표까지 합치면 보수가 무려 1천만표 차로 이긴 것이다. 이 천만명이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바로 이번 총선과 대선에서는 현재까지는 이 천만명이 이명박 정권과 보수세력을 심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현 구도에서는 야권의 총선과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는 99% 확실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 구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의 대활약으로 박원순, 곽노현 등의 운동권 권력들의 비리가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심판의 대상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과 보수세력을 심판하려고 칼을 들었더니, 박원순, 곽노현 하는 짓이 눈에 보이면서 “아, 우리가 이런 운동권 권력들의 위선과 기만 때문에 2007년 대선 때 노무현 세력을 심판했었지”라는 기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것이다. 노무현 가족의 13억 뇌물 사건이 다시 화제에 오른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이다.

‘국민생각’은 바로 이런 흐름 속에서 이념 이전에 양 진영의 부조리한 행태를 비판하면서, 자기 개혁을 하는 정당으로 국민에 다가가야 한다. 그런데 창당하자마자 자신들이 극복하겠다고 선언한 새누리당과 선거연대를 하겠다고 나서면, 국민들 눈에 어떻게 보이겠는가?
“새로운 정당한다더니, 결국 한나라당 옆에 작은 살림 하나 차려놓고, 의석 몇 개 얻으려는 자들”
국민이 심판해야할 대상은 여야 모두 표만 노리는 기회주의적 정치 행태

지난 이명박 정권 4년 간 새누리당과 민주통당합 양당 모두 국익을 위한 정치를 하지 않았다. 그 어떤 정치세력이 과거에 국익을 위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그 도가 용인할 수 없을 정도로 심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안이 한미FTA이다. 자신들이 여당 시절 타결지은 사안을 야당이 되었다고 반대한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특히 한미FTA는 지금 야권이 관장사에 골몰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뜻이었다. 배신도 이런 배신이 없다.

반면 새누리당은 각종 재보선 패배 이후 집권여당이면서, 오직 표만을 노리고 국민세금을 퍼붓는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 우리가 정치에서 바로잡아야할 것은 이런 기회주의적 태도이다.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세력은 야권에서는 그래도 한미FTA가 폐기되지 않도록 온건한 입장을 표명했던 인사들 및 종북세력과 맞서 싸운 인사들이고, 여권에서는 복지 파퓰리즘에 휘둘리지 않은 인물들이다. ‘국민생각’은 이들을 하나로 모으는 작업을 해야하고, 양당의 기득권 구조 탓에 모을 수 없다면, 박세일 대표 혼자라도 장렬히 전사하면서 국민들에게 “대한민국 정치 이러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그럼 좌파 정권은 어떻게 막느냐는 질문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내 눈에는 모든 걸 버리고, 수준 이하의 정치공학적 발상 버리고, 바른 길만 가겠다는 자세 말고는 좌파 정권을 막을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작은 세력이라도 이런 길을 갈 때, 새누리당 역시 바른 길로 견인할 수 있다. 지금은 '국민생각'이든 '자유선진당'이든 '새누리당'이든 각자 올바르다고 믿는 길을 찾아 개척해나가야할 시기이지, 공학을 구상할 때가 아닌 것이다.

좌파진영 원로들의 낡은 정치공학으로, 야권 승리 불투명

이미 인터넷과 방송 등 미디어는 좌파진영이 완전히 장악했다. 이것은 보수우파 진영이 조금이라도 명분에 어긋나는 정치공학적 발상을 하다가는 좌파매체로부터 융단폭격을 맞고 쓰러지게 되어있다는 현실을 뜻한다.

과연 ‘국민생각’이 그 일을 해낼 수 있을지 모른다. 어쨌든 ‘국민생각’도 정당이므로 구태의연한 정치공학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 가능성도 높다. 뜻있는 시민사회 인사들이라면, 유혹에 흔들리는 정치세력을 비판 및 견제하여 바로 가도록 해야한다. 현재의 보수세력이 이를 해낼 능력도 원칙도 없다면, 차라리 보수세력 대개혁의 칼을 드는 게 낫다.

2007년 당시 좌파세력이 천만표의 대패를 당한 이유는, 백낙청, 함세웅 등 이른바 좌파 원로들이 국민의 분노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모두 똘똘 뭉쳐서 노무현 정권 연장에 나서자”고 주동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야권의 총선과 대선 승리는 당연한 결과임에도, 이것이 불확실해진 이유도 바로 좌파 원로들이 오직 정치공학만으로 묻지마식 선거연대를 추진하면서, 합리적 인물들이 종북적 이념잣대로 무차별 숙청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치명적 실책이 야권에서 벌어지 않았으면 자유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정권이 교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런 실책을 보수진영에서 뒤따라 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종북좌파의 낡은 노선을 따라가고 있다면, 보수원로들은 종북좌파의 낡은 정치공학을 따라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가 극복해야할 것은 바로 그 낡은 노선과 낡은 발상이다.

현대 정치의 한달은 과거정치의 1년에 가까울 정도로 시간의 속도가 빠르다. 즉 의외로 총선과 대선까지 스스로를 채찍질할 시간은 많이 남은 것이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발행인: pyein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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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2/12 [23:33]  최종편집: ⓒ 올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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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하자! 윤미라 12/02/13 [15:03]
간단히 말하면
빨들을 다 처치해라.
그리고
부정 부패를 엄단해라.
그렇게만 한다면
지나가는 개가 정권을 잡아도 지지한다.
끝! 수정 삭제


P 니가그래서님의 파란블로그에서 발행된 글입니다.